2015. 11. 25. 15:49ㆍ필리핀 생활/필리핀 여행
필리핀에서 가장 유명한 산을 꼽으라면 가장 먼저 꼽는 산 중에 하나가 바로 마욘(Mayon) 화산이다.
해발 2,474미터, 세상에서 가장 원뿔형에 가까운 활화산이 바로 마욘 화산이기 때문이다.
마욘화산은 아직도 화산활동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언제 분화를 할지 모르는 위험한 산으로, 작년에도 2명의 유럽 등산가와 로컬 가이드가 사고로 죽었으며 화산 활동이 조금 활발해 지면, 종종 입산 금지가 된다.
작년에 레가스피를 방문 했을 때, 마욘 트래킹을 해보기 위해 알아 보니, 입산 금지 상태라 트래킹을 할 수 없었다.
마욘 트래킹은 반나절, 당일 그리고 2박 3일 코스로 나누어 지는데, 2박 3일의 경우 반드시 전문 등산 가이드와 동반을 해야 한다.
돈솔에서 휴식을 취한 후, 마욘산 트래킹을 해볼 맘으로 아침 5시 30분에 돈솔에서 출발..
구글 지도에 나온데로, 입산 허가를 해주는 등산 안내 센터를 찾아가보니..
이런 된장, 비 포장 도로로 영 길이 좀 이상하다 했더니, 막힌 길이 나온다.(이런 경우가 한두번도 아니니 이젠 그러려니...)
차를 돌려 나가야 하나, 잠시 고민을 하는 순간, 트라이씨클을 타고 온 한 필리핀 친구가, 골프치러 왔냐고 물어본다.
잉.. 웬 마욘 산에서 골프?
그 친구 말에 의하면 내가 주차한 곳이 골프장 옆이라고 한다... ㅜㅜ
말이 골프장이지, 클럽 하우스도 없고, 인적도 없는 곳... 웬지 적막함 마져드는 곳이 골프장이라니..
"우린 골프가 아니라 트래킹 하러 왔는데" 라고 하니,
필리핀 친구 왈 "난, 골프 캐디도 하고 트래킹 가이드도 해. 어디 가고 싶은데?"
음.. 이 친구 말을 믿어야 하나.. 사실 마욘 트래킹이 있다는 정보만 알고 다른 정보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 인지라. 당일로 갔다 올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니
라바락(Lava Racks)을 추천 한다.
라바락 까지 트래킹은 왕복 3시간 정도 걸리고, 가이드 비용은 1,000페소...
웬지 3시간 트래킹은 짧은 것 같아, 다른 포인트는 없냐고 물어 보니, 왕복 5시간 정도 소요되는 캄포원 이라는 포인트가 있다고 하는데, 가이드 비용은 1,500페소 라고 한다.(필리핀 다른 지역보다 확실히 가이드 비용이 비싼 듯 ㅜㅜ)
캄포원? 라바락 포인트는 마욘 트래킹 정보에서 본 것 같은데, 캄포원은 처음 들어 본다. 혹시나 하는 맘에 돈손 여행사에서 받은 마욘 트래킹 상품 안내지를 아무리 둘러 봐도 캄포원이라는 곳은 없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라바락 포인트 보다는 웬지 캄포원에 가보고 싶은 맘에 7시 30분 경에 캄포원으로 출발..
처음 초원길을 걷다보니, 정말 골프 홀이 보인다.
잔디가 제대로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아 잡초가 무성한데, 골프 티업 지역과 깃발이 꼽혀 있는 홀을 보니, 골프장은 맞는 것 같다.
* 나중에 구글맵에서 찾아보니 Doña Pepita Golf Course 라는 골프장 이었는데, 9 홀 골프장으로 이용료는 500페소에 캐디피 300페소 별도 라고 한다.
30분 정도 초원길을 걸어 가다 보니, 주의가 점점 숲이 우거지면서 밀림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양치류의 식물들이 주의에 가득 하다.
한시간 정도를 걸었을까.. 저질 체질인 나의 몸이 쉬어야 한다고 엄청나게 요구를 한다.
잠시 쉴 곳을 찾았는데, 물소 두 마리와 물소를 키우는 산 사람들이 낯선 방문객을 맞이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 산속에서 물소와 조그마한 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사람들.. 속세와 어떤 악연이 있길래 이런 곳에서 살아가는 걸까..
물소를 보며 십 여분 간의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캄포원으로 발길을 향했다..
과연 캄포원이 어디일까...
평지와 같던 산은 점점 경사가 심해지고.. 점점 힘들어 하는 나의 심장이 발버둥을 칠 때 쯤, 캄포원에 거의 다 왔다고 한다.
이제 다 왔어 하는 가이드 에릭의 말에 고개를 들어 보니..
잉 ㅜㅜ..
내 눈앞에 Camp 1 이라는 팻말이..
아.. 캄포원은 Camp 1을 의미하는 것 이었다 ㅜㅜ
마욘에는 등산객의 휴식과 잠자리를 위해 2개의 Camp가 준비 되어 있는데, 우리가 도착 한 곳이 첫번째 캠프 였다.
캠프는 에는 지붕과 벽만 있는 건물이 하나 있는데, 이곳에서 취침, 식사 그리고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캠프 1에서 10미터 정도 더 올라가 보니, 화산이 굳어 돌이 된 절벽이 지역이 나오고 레가스피와 멀리 바다가 보이고 시원한 바람이 얼굴의 땀을 식혀 준다.
아.. 기분 좋다.. 이 맛에 트래킹을 하는 구나..
바위 지역에서 30분 정도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 후 하산..
처음 출발했던 골프장 지역에 도착 하니, 12시 30분..
아 배고프다.. 밥먹으러 가자..
골프장이라는 가이드 에릭의 말에 설마 이게 골프장이야 했는데, 이 홀 깃발을 보고 골프장은 골프장인 듯
다른 산에서는 보기 힘든 신기하게 생긴 양치류의 잎을 많이 볼 수 있다.
캠프 1 내부는 언제 사람이 다녀 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의 흔적이 아무것도 없다.
캠프 1의 뷰 포인트
구름도 많이 끼고 가끔 비도 오고 해서 그리 시야가 좋치는 안았지만, 멋진 곳이다.
용암이 돌이 되고, 그 돌 위에 물길이 생긴다.
멀리, 레가스피 시와 바다가 보인다.
아.. 시원하다!
이번에도 마욘은 삼각형의 얼굴을 보여 주지 안았다 ㅜㅜ
점심 먹으면서 찍어본 타임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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